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일부 저평가 종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정도 저평가 종목은 어느 시장에나 있다. 근본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이 건강한 상승을 장기적으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그중 핵심 원인은 첫째, 오너라는 말이 존재하는 한국의 자본시장 그 차제에 있고 둘째, 그래서 발생하는 빈약한 주주환원에 있다.
상장사는 영어로 Public Company라고 부른다. 따라서 오너가 있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한국 주식시장에는 오너라는 말이 엄연히 존재하며 이사회가 오너의 눈치를 보며 대주주와 소액주주, 계열사간 이해 상충이 발생하는 다수의 문제에 눈을 감는다. 그래서 발생하는 LG 에너지 솔루션과 같은 다수의 쪼개기 상장과 이렇게 상장된 종목의 시가총액 부풀리기를 통한 패시브 자금 갈취(?) 그리고 이에 병합해서 수수료 수익에만 집중하는 증권사 등이(나는 여의도 근무자들이 거의 한패라고 본다.)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퍼포먼스가 한국 자본시장을 망치고 있다. 이제 개인투자자들이 너무나 똑똑해서 더이상 이들의 놀이에 놀아나지 않으니 사실 한국시장에 있으면 바보 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럼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어떻게 해야 해소가 될까? 선진국 시장 지수에 들어가면 해결되나? 어림없는 소리다. 현재 수준에서 선진국 지수에 포함될리도 없지만 들어간다고 해도 오히려 그나마 받던 프리미엄도 없어질지 모른다. 우리는 메리츠 금융지주의 예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메리츠 금융지주는 구글 처럼 지주회사만 코스피에 상장되어 있다. 과거 메리츠 증권과 메리츠 화재가 같이 상장되어 있었으나 자본 이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해 상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메리츠 금융지주만 남기고 모두 상장폐지 하였다. 또한 모든 주주의 가치는 동일하다는 전제로 연결기준 순이익의 50%를 매년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밝혔다. 정확히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것이다.
만약 삼성생명이 증권, 화재, 카드를 상장폐지하고 삼성생명을 지주회사로 분할해서 하나만 상장시키고 메리츠와 비슷한 주주환원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또한 지금 상장되어 있는 지주회사 LG, SK가 상장되어 있는 다른 모든 회사를 상장폐지하고 지주회사만 남기며 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에 쓴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한국 주식시장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코리아 프리미엄이 생길 것이며 비싼 세금내가며 해외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대거 돌아올 것이고 국내 주식시장에 가장 큰 돈이 들어가 있는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좋아져 국민들이 편안한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는 기반이 될 것이다.
왜 이렇게 쉬운 일을 안할까? 이 일을 하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바로 그 사람이 현재 시스템의 수혜자들이다. 대기업 오너일가, 그리고 그 밑에 있는 충신들, 고위 공무원, 여의도 증권가, 그리고 정치권....그들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니 하지 않는 것이다. 해결은 되게 쉬운데 그 해결을 할 사람들은 아쉬울게 없다. 그래서 한국 주식시장은 매번 테마가 판치는 그저 그런 도박판 같은 시장으로 남을 것이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럴것이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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