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회장은 어떻게 상속할까?
실질적인 승계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끝나
잔여 과제는 삼성전자, 생명 지분 상속
누가 상속받는지 보다는 어떻게 세금을 낼지가 중요
가장 공정하고 잡음이 없는 방법으로 해결할 것으로 예상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전
한국 기업사에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이건희 회장이 지난주 세상을 떠났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이 있듯이 이분에 대한 평가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병상에 누워 있은지 약 6년이 지났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 체재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고 경영권 승계 역시 지난 2015년 물산-제일모직 합병과 2018년 삼성전자 자사주 전량 소각으로 이미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회장이 가진 재산에 대한 상속과 그에 대한 세금 마련이 남았다. 여러 언론사 및 증권사에서는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그 중 대부분은 이미 몇년전부터 시장에 숱하게 떠돌던 내용이다. 어떻게 결론을 낼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공정하고 시비가 없도록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몇가지 이슈를 중심으로 사견을 적어볼까 한다.
1. 상속은 어떻게 진행될까?
이건희 회장의 공개된 재산 중 핵심은 결국 삼성전자 4.18%와 삼성생명 20.78%의 행방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실질적인 삼성의 총수라면 (가족간에 이견이 없다면) 이 두 지분은 무조건 상속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상속세 재원을 대출이 아닌 방법으로 마련하려면 전자 지분 일부는 팔아야 할 것 같다.
2. 상속세는 어떻게 마련할까?
이부회장이 전자와 생명 지분을 그대로 모두 상속하기로 결정한다면 담보대출이외에는 세금을 납부할 방법이 많지 않다. 하지만 평소 이부회장의 발언데로 경영권이라는 것은 결국 지분이 아닌 능력이라 것을 스스로 증명하면서 잡음이 없는 방식을 선택한다면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매각하여 상속세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보유중인 삼성 SDS 지분을 팔 수도 있지만 아무리 비싸게 팔아도 10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몇년전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매입을 위해 SDS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가 소액주주의 강한 반발을 샀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담보대출보다는 전자 지분 매각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생명지분 매각 가능성은 거의 0%라고 생각한다. (물론 할 수도 있지만) 왜냐하면 생명이 가지고 있는 주식가치만 30조원이 넘는데 현재 주가가 13조원 수준이다. 만약 여러분 같으면 내가 가진 재산을 60% 이상 디스카운트 해서 팔 수 있겠는가? 또한 삼성생명이 가진 그룹의 상징성 및 금융산업의 중요성을 생각해도 가족이 나누어 상속받을 지언정 팔 가능성은 제로다.
3. 삼성그룹은 배당을 늘릴까?
삼성이 배당을 늘리는 이유는 단순히 오너일가를 위함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기 때문에 적정한 ROE를 유지하지 않으면 이사회가 신임받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국내에 상장만 되어 있을 뿐 사실상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성장에 따라 주주환원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회사이다.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확대는 이 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는 물산과 생명의 가치를 올려주고 이를 통해 오너일가에도 오랜 기간 종자돈이 될 것임에는 분명하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전자 지분 5%인 약 20조원어치를 향후 5년에 걸쳐 팔게 된다면 그 중 상당부분이 배당을 통해 오너일가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삼성생명을 주목해야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 회사가 가진 다른 금융 계열사에 있다. 화재, 증권, 카드 등은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보다 배당을 두 배로 늘릴 수도 있는 회사들이다. 삼성생명은 필요시 대규모 주주환원이 가능한 기업이다.
나머지 물산, SDS 등도 오너일가 지분이 많으므로 배당을 늘릴 수 있지만 주가가 높은 편이라 배당을 늘려도 배당 수익율이 낮아 이것만 보고 투자하기에는 위험도가 높다. 다만 SDS는 현금성 자산이 3조원이 넘어 필요에 따라서는 자사주 매입이나 특별배당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4. 삼성물산은 지주사가 될까?
개인적으로 대단히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관련법, 여론을 살펴야 하는데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 실익이 없는 일을 추진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0%에 가깝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팔아서 재원을 마련한다고 하는데 만약 전자가 이를 매입한다면 이부회장은 자리를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가치 측정이 안되는 바이오로직스를 현재 시가로 사는 것이 삼성전자의 경쟁력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설명할 방법이 없다. 삼성물산은 최대한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되 향후 법개정이나 여건에 따라 약간의 변화는 가능한 정도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생명이 팔게 될 전자지분 일부 매입 등) 증권가의 찌라시 같은 의견에 귀 기울이지 말자. 몇 년간 지켜본 봐 그들도 잘 모른다.
이 모든 것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어떻게 결론을 낼지는 가족들과 변호사들만 알 것이다. 다만 앞으로 나올 소식에 따라 주가는 계속 출렁일 것이다. 그것이 주식이다. 따라서 가장 안전한 투자는 삼성전자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어떤 시나리오로 가든 삼성전자는 거의 펀더멘털에 의해서 움직일 것이고 가장 먹을 것이 많을 것이다. 이는 불변의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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