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지분가치에도 못미치는 주가
<악재 셋>
2018년 4분기 어닝쇼크 및 연간실적부진
내년도 주택경기 역시 회복 어려움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트리얼즈 인수로 재무구조 악화 우려
<호재 셋>
조선,자동차 업황 바닥통과 가능성 -> 도료부문 마진 회복
여전한 보유주식 지분가치
M&A를 통한 실리콘사업 경쟁력 강화 및 기존 네트워크 활용으로 장기 성장성 확보
국내 대표적인 도료 및 건자재 생산 업체인 KCC는 사실 본업보다 주식투자로 수익을 많이 내기로 유명한 회사였다. 특히 삼성물산(구 제일모직) 상장으로 평가 시세차익만 약 1조원을 거두면서 2014년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후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도료부문이 전방산업(자동차, 조선)의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되었고, 삼성물산 및 현대중공업 등 보유지분가치도 오히려 줄어드는 등 복합적인 기업가치 하락으로 주가는 지난 4년간 내리 하락하였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지난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급락하였다가 최근 시장회복에 따라 일부 회복은 하였으나 여전히 5년전 주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일단 유가상승으로 원재료 가격이 인상된 부분과 주택, 자동차, 조선 등 KCC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방산업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특히 주택시장은 올해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KCC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미국 실리콘생산 기업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트리얼즈(이하 모멘티브) 인수도 호재보다는 악재가 부각되고 있다. KCC는 모멘티브 지분 중 약 45%를 인수하게 되는데 이에 필요한 자금은 기존 부채를 제외하고 약 1조원 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외부차입 또는 채권발행이나 보유자산을 매각 해야 하는데 그 어떤 것도 시장에서는 악재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모멘티브 인수를 위해 보유중인 삼성물산 지분 등을 매각하는 것은 현재 삼성물산 주가가 바닥권에 머물러 있다는 측면에서 KCC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외부 차입으로 인한 일시적인 재무구조 악화는 장기적인 성장을 통해 갚아나가면 된다는 측면에서 시장의 우려가 조금은 과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CC의 현재 시가총액 3.3조원은 매력적인 가격대라고 생각한다. 우선 주가에 가장 중요한 실적은 2019년부터 서서히 턴어라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택시장은 호황기가 지난 것은 맞지만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 같고 핵심 사업인 도료부문의 실적을 좌우할 조선과 자동차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신호에 더 주목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조선업은 작년 다시 수주 1위를 회복하는 등 2020년까지 도크가 다 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업황이 나쁘지 않다. (다만 아직 선가 회복이 안되고 있다.) 보통 수주 후 1년이 지나야 KCC 매출에 반영된다는 측면에서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도료부문의 올해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유중인 상장 지분가치도 여전히 관심을 갖을만 하다. 최근 삼성물산 주가가 바닥권이라서 지분가치가 조금 줄긴 했지만 여전히 약 3조원 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중공업 모두 올해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장만 살아난다면 주가회복은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어짜피 두 주식 모두 단기로 보고 투자한 것은 아니므로 해당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서 모멘티브 인수자금으로 사용하고 주가가 더 오른 이후 팔아서 일부 갚아나간다면 KCC의 기업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이러한 악재로 주가가 떨어진다면 이는 매수기회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멘티브 인수는 장기적으로 KCC의 매출 다각화를 위한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모멘티브 인수 후 KCC는 합산 생산량 기준 실리콘 2위 업체로 오르게 되는데 향후 기존의 도료, 건자재를 합친 만큼의 매출이 실리콘에서 나오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부진하더라도 다른쪽에서 만회가 가능하여 실적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모멘티브가 미국 등에 가지고 있는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할 경우 기존의 도료나 건자재 부문의 사업확장에 있어서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결국 장기 매출 부진에 시달린 KCC로서는 이번 M&A를 통해 다시 한번 성장 모멘텀을 가질 수 있으므로 인수가 완료되고 경영이 정상화되는 시점에 예전의 기업 가치를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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