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 업' 프로그램의 발표를 예고하면서 주식시장에 새로운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화답하듯 외국인들은 단기간에 2조원 가까이 매입하며 유동성이 말라가는 한국 주식시장에 가뭄에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한국 주식시장의 장기 트렌드가 되려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아주 강력하거나 기업들이 스스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야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다행히 주식투자 인구가 증가하면서 기업들도 주주가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높아지고는 있는 것 같다. 특히 최근 현대차 그룹이나 메리츠 금융지주가 보여준 주주환원 정책은 훌륭한 편이다. 다만 한국 주식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이사회의 정상화 없이는 이러한 주주가치 제고가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세대학교 이남우 교수의 제안은 살펴볼만한 가치가 있다. 먼저 시총 상위주 중심으로 우선주를 매입해 소각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경우 남는 현금으로 우선주를 매입해 소각해 버리면 매년 배당으로 나가는 7천억에 가까운 현금을 절약할 수 있다. 우선주 매입은 세금측면에서도 유리하고(배당소득세X)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우선주를 굳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주주에게도 그리고 회사입장에서도 매우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사회 중심의 경영 정착을 제안했는데 그 중 핵심은 글로벌 외부 인사의 영입이다. 대한민국 상장사 대부분은 내국인만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오너 일가의 눈치를 살필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시각을 갖춘 외부 인사 참여가 꼭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상속세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대주주도 주가가 상승하는게 불리하지 않아야 좀 더 실효성 있는 주주환원이 나올 수 있다. 상속세를 없애는 것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으니 거버넌스가 좋은 기업에 한해 상속받은 주식의 매도시까지 상속세를 유예해주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상속받은 주식의 배당으로 장기간 지불 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예를들어 현행 상속세는 5년 분할납부가 가능한데 이를 배당 100%로 국가 귀속한다고 할 때 10년 이상으로 분할 납부 할 수 있도록 허용 하는 것이다. 법률 검토가 필요한데 이렇게 하면 기업의 배당 증액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주주환원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 밸류업 프로그램이 나왔을 때 생각보다 약하다면 현재 오른 주가는 다시 원위치로 돌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선거를 노린 여당의 정책은 용두사미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나중에 수정하더라도 2월말에 나올 정책은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번 프로그램을 가볍게 봐서는 안될 것 같다. 다만 실제로 주주환원할 능력이 없음에도 자산이 많다는 이유로 오르는 종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정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시작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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