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주식회사의 주인은 누구인가?
의사결정의 최우선은 주주이익 극대화
갑작스런 대규모 충당금은 어떤 기준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가?
2014년 한전부지 10조원 매입의 기회비용
2018년 일방적인 지배구조 개편 추진 실패
앞으로 어떤 미래가 있을지 모르지만 투자하고 싶지 않은 기업
실적개선과 수소차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잘 나가던 현대차가 3분기 실적 발표를 목전에 둔 시점에 갑자기 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충당금 반영을 공시하였다. 덕분에 현대차는 시간외에서 큰 폭 하락하였다.(물론 앞으로 주가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타이밍이 절묘한데 불과 몇 일 전 정의선 부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올라선 직 후 결정된 사항이라 여러가지 추측을 낳게 한다. 정몽구 명예 회장의 현대자동차 지분을 상속받아야 하고 그룹의 기존 순환출자를 해소해야하는 정의선 회장 입장에서 현대차 주가의 고공행진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회장 출범에 맞춰 과거의 부실을 정리하고 가려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의사결정이 주식회사에서 합리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궁금하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현대차가 보여준 지배구조 후진성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된다. 경영진 및 이사회가 주주 이익의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주주 일가에 충성하여 호의호식하는 방법만 찾고 대주주는 쥐꼬리 지분이면서도 회사가 개인 소유라고 생각하여 이를 방관하는 관습이 여전히 현대차에 남아있는 것이다. 이런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회사에 어떻게 마음편히 투자할 수 있는가? 현대차 경영진에 묻고 싶다. 왜 일시에 반영해야 하는가? 그동안은 왜 몰랐으며 산정기준은 도대체 무엇인가?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가? 미국에 상장된 회사들도 일회성 비용을 매분기 반영하기도 하며 미리 공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식으로 얼마가 될지도 모르는 몇 십년 후의 비용을 일시에 (산정기준도 애매한) 반영하는 선례를 아직까지 본적이 없다. 분기별 발생한 비용을 실시간 반영하면서 주주들에게 설명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누계는 얼마이며 추가적으로 얼마나 예상하는지 자주 설명하면 안되는 것인가?
현대차는 지난 2014년 삼성동 구)한전부지를 10.5조원에 인수하며 이미 주주들과 홍역을 치룬바 있다. 당시 20만원이 넘던 현대차 주가는 이 사건 이후 한번도 그 이상을 회복하지 못했다. 매번 급변하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야한다며 주주들에게 그렇게 인색했으면서도 정작 이런 말도 안되는 투자는 주주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주주의 재산을 일거에 땅에 쏟아 부었다. 이 사건으로 현대차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어떤 기관투자자가 이러한 기업에 장기적으로 돈을 넣고 싶겠는가?
현대차의 지배구조 후진성은 지난 2018년에도 있었다. 무리하게 현대모비스의 가치를 낮추고 정의선 회장이 최대 지분을 가진 현대글로비스의 가치를 높여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다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반대로 주주총회도 열지 못하고 실패하였다. 한전부지 매입, 지배구조 개편 실패, 그리고 정의선 회장 취임 직후 벌어진 이번 일회성 대규모 충당금 모두가 결국 경영진의 무능과 비도덕성의 결과이다. 미국에 상장된 회사가 이런 일을 벌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주주는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리스크를 분담하고 성과는 공유하는 동업자이다. 이것이 주식회사 제도가 가진 힘이며 인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앞으로 현대자동차가 잘 될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전기차, 수소차 시장에서 성공하여 주가도 크게 오르고 배당도 많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가 주주를 진정한 동업자로 여기지 않는 한 단언컨데 투자 매력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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