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호황 이어갈 듯
1997년 설립된 옛 동부전자가 전신
리파이낸싱 등 차입구조 변화로 도약발판 만들어
대형 반도체 회사들 사이에서 8인치 웨이퍼 틈새 시장 공략
IT 붐 사이클 만나며 공급 부족 및 단가 인상이 실적 견인
장기 투자여력 확보 및 12인치 웨이퍼 변화에 대한 준비 필요
1997년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전자로 출발했던 DB하이텍이 올해 들어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 역시 사상 최고치 부근에 머무르고 있다. 대형 파운드리 및 반도체 회사들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12인치 웨이퍼 생산에 주력하는 사이 수요는 적지만 다양한 곳에 사용되는 지문인식 센서, 전력 반도체, 무선통신 칩 등을 8인치 웨이퍼에서 생산하며 경쟁력을 쌓아온 업력이 최근 4차 산업혁명기 IT 붐을 맞아 개화하고 있는 것이다.
DB 하이텍은 틈새시장 공략으로 꾸준히 기술력을 쌓아왔지만 2조원에 가까운 부채를 고이율(9%)에 빌려 쓰는 바람에 돈을 벌어도 이자를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속빈 강정이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지속적인 자산 매각과 그룹내 유상증자 그리고 저금리 기조에 맞춰 3%대 리파이낸스 등에 성공하면서 부채비율을 급격히 줄일 수 있었고 이후 부터 반도체 시장 활황에 따라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었다. 최근에는 부채비율이 50% 대까지 내려왔고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후년까지 부채비율 10%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회사의 내년까지 실적 전망 역시 밝은 편이다. 국내 반도체 협회의 전망에 따르면 내년 8인치 웨이퍼의 총 생산량은 650만장에 이를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8인치 시장은 관련 장비 생산이 따라주질 못해 급격히 생산을 늘리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시장이 워낙 작아 참여 회사도 적을 뿐더러 투자가 대규모로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생긴 기형적인 생태계가 아이러닉컬하게도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에 판매 단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 회사의 실적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올해 매출은 약 15%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영업이익은 50%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생산 캐파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수요가 조금만 늘어도 단가가 급등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 분야에서 실력을 쌓아온 결과가 드디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실적은 최소한 내년까지 이어질 것 같다.
그러나 이 회사에도 위험요소는 있다. 8인치 시장이 돈이 될 것으로 판단한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최근 공격적으로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증설 등이 필요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현재의 시장규모로는 아직 섣부르게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운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장기적으로 현재 12인치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15인치로 옮겨가게 되면 현재의 8인치 시장도 12인치로 바뀔 수 있다는 점도 이 회사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언제나 기회는 위기와 함께 찾아왔다. 지난 수십년의 세월동안 회사가 겪은 노하우와 위기극복 역량은 이 회사의 장기 성장에 베팅할 수 있게 하는 믿음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관심있게 지켜보며 응원해도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1. 한국주식투자 아이디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목분석 72] 삼성전자 - 주주환원과 코스피 재평가 (0) | 2020.10.31 |
---|---|
[종목분석 71] 현대차 - 투자 매력이 없는 기업 (0) | 2020.10.20 |
[종목분석 69] 삼성화재 : 주주환원 늘려야 주가 상승 가능 (0) | 2020.10.10 |
[종목분석 68] 대신증권 : 연말까지 단기 매력 상존 (0) | 2020.10.06 |
[종목분석 67] KT 주가 회복은 가능할까? (0) | 2020.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