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경영진의 무능이 만든 자승자박
미국 투자회사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정기 주총에서 배당 확대와 사외이사 선임이라는 안건을 제안했다. 주총 표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캐스팅 보트를 쥔 소액주주들의 선택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주주를 동업자로 여기지 않는 우리나라 재벌 그룹들에 대해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언론에서 연일 보도하는 외국자본, 단기차익추구라는 그릇된 프레임을 벗어나서 무엇이 우리나라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먼저 언론의 보도를 살펴 보면 온통 자극적인 제목만 나열하고 있다. 왜 이러한 사태가 촉발되었는지? 현대차의 주주를 대하는 태도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현대차 이사회는 현재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현대차의 반대의견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분석은 전혀 없다. 오로지 선과악의 이분법적인 논리로 회사가 언론에 뿌리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적기 바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똑똑한 투자자들은 이미 3년전 삼성물산 사태에서 배웠다. 이런 애국심(?) 마케팅의 대가는 철저한 소액주주 무시와 주가하락 뿐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번 엘리엇의 제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배당 확대와 사외이사/감사 선임건이다. 회사내에 과도하게 쌓여있는 자본을 주주들과 공유하고 이사회의 견제기능을 강화하여 기업가치 개선이 그 목적이라 하겠다. 세부내용은 아래와 같다.
<현대차 주주안건 내용 정리>
<현대모비스 주주안건 내용 정리>
위의 내용을 토대로 엘리엇의 주주제안에 찬성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회사와 최대주주가 선임한 현이사진은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책임자다. 현대차와 모비스는 2015년 이래로 지속적인 실적 하락에 시달리고 있으며 주가는 고점대비 반토막이 나는 등 회사 가치는 하락하였다. 이는 명백히 경영진의 책임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주주들이 제안하는 사외이사를 선임하여 이사회부터 혁신하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둘째, 회사는 지난 수년간 성장을 위해 자본을 유보하는 정책을 펴왔으나 결과적으로 주주들에게 돌아온건 실적부진과 그에 따른 주가하락이며 유보된 자본은 적절히 투자되지 못하고 있다. 삼성동 한전부지 매입과 그에 따른 건물 건립 등에 수십조원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예이다. 이것이 현대차 그룹이 이야기하는 미래 자동차 시장을 위한 투자인가? 오히려 적절한 자본분배는 현대차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주주는 또 하나의 고객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셋째, 주주를 동업자로 생각하지 않는 현 경영진과 최대주주에게 보내는 경고 메세지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현재 경영진의 무능과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그리고 주주들과의 소통부재에 있다. 작년 현대글로비스와 모비스 합병 실패 원인도 오로지 최대주주 일가만을 위해 존재하는 경영진의 충성심과 무능 때문이었다. 현대차 그룹에 더이상 자정능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일부 무리가 따를지라도 외부 자극이 필요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회사 내부에 적체된 과자본을 주주들과 공유하는 것과 외부에서 추천된 새로운 이사진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고객과 투자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를 높여 주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유보금을 배당한다고 회사 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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