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 투자증권이 2011년 이후 13년만에 500억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발표하였다. 시가총액대비 1.3%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효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변화로 보인다. 특히 배당금 증액까지 포함할 경우 순이익의 약 65%에 달하는 주주환원을 실시하게 되는데 과거와 비교해보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NH 투자증권외에도 미래에셋증권 역시 순이익의 35% 이상을 주주환원 하기로 결정하였고 삼성증권이나 대신증권 역시 꾸준히 배당을 증액하는 등 증권주 전반이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에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에 상장된 대형 증권사의 경우 대부분 PBR 1배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간접적인 압박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한국 주식시장의 오랜 박스권으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등 선진국으로 떠나는 상황에서 증권주가 앞장서서 주주환원을 강화할 경우 전체 시장의 저평가 해소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어 증권업 자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윤석열 정부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 증권주 투자는 꽤 좋은 선택지로 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증권주가 좋을까? 대형 증권사 중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거나 또는 이미 좋은 주주환원을 발표한 기업이 좋을 것 같다. 국내 5대 은행 산하 증권사 중 유일한 상장 증권사인 NH 투자증권은 그래서 유망하다. 앞으로도 실적이 늘어나는 만큼 주주환원을 꾸준히 늘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3년간 35% 이상 주주환원을 약속한 미래에셋증권이나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밸류업 요구가 증대될 가능성이 큰 키움증권 등이 좋아 보인다. 대신증권의 경우 배당 수익률 자체는 매력적이나 이미 그런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어 있어 주가 차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삼성증권의 경우 주주환원 여력은 충분하나 아직 삼성 그룹 차원의 밸류업 참여 움직임이 없어 관심은 갖되 투자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다만 추후 확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속 관심은 필요하다.
어떤 정책이 시행되고 효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아직은 껍데기 뿐이지만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업들은 일단 부담을 갖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구체적인 지원책이 조금만 보완되어도 생각보다 효과가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증권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한국 주식시장이 밸류업 되면 증권주는 실적에 그 수혜를 그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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