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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주식투자 아이디어

[종목분석 90] 삼성전자 - 반도체 부문 최대 위기

삼성전자는 지난 30년간 메모리 반도체의 절대 강자였다. 2000년대부터 시작된 치킨 게임을 통해 경쟁자를 제거하고 지금의 반도체 메모리 3사 시대를 열었다.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시대를 거치며 메모리 시장이 급성장했고 그 수혜를 가장 크게 받으며 지금의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 메모리 시장의 기술 리더십으로 인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삼성전자는 2개의 큰 실수를 저질렀고 어쩌면 이 실수가 삼성전자 추락의 시작이 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 

 

첫번째 실수는 파운드리다. 스마트폰 초기 최고의 고객사였던 애플을 놓치면서 시작된 파운드리의 쇄락은 최고의 반도체 제조 기술을 가졌다고 자부했던 삼성전자를 이제는 그저그런 2등 파운드리 업체로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 역대급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좀처럼 TSMC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기술력 차이가 여전한데다 완성품을 함께 만드는 경쟁자에게 자신의 칩을 맡기는 글로벌 기업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바꾸려면 압도적인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필요한데 메모리 투자 및 개발을 함께 해야하는 삼성전자가 이 판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두번째 실수는 HBM이다. SK 하이닉스에 HBM에 대한 주도권을 뺏기면서 D램 시장 점유율이 역대 최소폭(4.6%)까지 줄었다. 2019년 HBM 팀을 해체한 경영진의 판단이 회사를 위기에 빠뜨렸다. 차세대 먹거리인 인공지능 분야에서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를 놓친 것은 이미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었다는 뜻이다. 물론 여전히 모바일이나 일반 서버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절대 강자이지만 향후 가장 큰 성장이 기대되는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패착은 두고두고 삼성전자에 위기를 가져다 줄 가능성이 크다. D램에서 SK 하이닉스에 역전당한다면 삼성전자 주가는 어떻게 될까? 

 

지난 메모리 치킨게임이후 삼성전자에게 닥친 가장 큰 위기라고 보인다. 앞으로 가장 큰 시장이 열릴 파운드리와 HBM 시장에서 과연 삼성전자가 선두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분명 저력이 있는 회사이긴 한데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사이클에서는 SK 하이닉스 투자가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