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의 전제조건 - 주주환원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하여 지배구조를 개편하려했던 현대차그룹의 시도가 무산되었다. 많은 외국인 주주와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에 현대차가 더는 버티지 못한 모습이다. 이는 당연한 수순이다. 이전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시 삼성물산의 외국인 주주 비율은 30%가 채 되지 않아 국내주주와 국민연금만 찬성하면 주총통과가 가능하였으나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비율이 48%에 달하기 때문에 애초에 외국인 주주가 동의하지 않으면 합병이 불가능하였다. 이를 모를리 없던 현대차가 왜 이런 딜을 시도했는지 처음부터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미 10년 전부터 예고된 이벤트다. 주주와 이익을 나누지 않고 이러한 이벤트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는지 현대차에 묻고 싶다.
금번 지배구조 개편 실패의 결정적 원인 - 부실한 주주환원
이번 합병추진 실패의 결정적 한장면을 꼽자면 현대모비스가 5월 2일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이다. 만약 이때 보다 파격적인 주주환원을 내걸었다면 내 생각에는 훨씬 수월하게 통과됐을 가능성이 높다. 시가총액 23조 회사가 향후 3년간 1,800억 자사주 소각을 이야기 했으니 외국인 입장에서는 어의가 없었을 것이다. 가뜩이나 배당성향도 낮고 자동차 외에 엉뚱한 투자로 불만이 많았을 주주들에게 이러한 주주환원이 먹힐것이라고 판단한 현대모비스 경영진이 매우 안쓰럽다. 삼성물산 합병이후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번만 검토했어도 이런 정책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8년 4분기부터 1년간 유통주식수의 약 5% 자사주 매입 소각(약1조원 규모), 보유 자사주의 즉시 소각, 배당성향 40%로 상향, 올해부터 분기배당 실시, 외국인 사외이사 도입 등 보다 실질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나왔어야 했다. 또한 현대차 역시 보다 확실한 주주환원으로 강력한 측면지원을 했다면 아마도 이번 합병은 통과되었을 것이다.
이제 어떻게 추진하든 더 큰 비용 들 것
현대차 그룹이 어떻게든 지배구조를 개편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보다 강력한 주주환원을 하지 않고는 어떤 안이든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현금이 풍부하고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은 현대차와 모비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는 이번 중간배당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모비스 역시 기존 검토했던 주주환원을 훨씬 더 강력하게 보완해서 주가를 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비스는 최소 모비스 주가 상승분만큼 주가를 따라 올려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주가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한번 패를 보인이상 기존보다 훨씬 강력해야만 주주들의 동의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현대차는 장고끝에 악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3. 투자전략 및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 삼성SDS는 현금을 어디에 쓸까? (2) | 2018.05.27 |
---|---|
23. 넷플릭스와 디즈니 (0) | 2018.05.26 |
22. 5월 20일 주목할만한 뉴스 : 하반기 실적개선 종목 (0) | 2018.05.20 |
21. 키움증권 하반기 주식시장 전망 소개 (0) | 2018.05.16 |
20. 미래에셋 보고서 리뷰 (주식시장 전망) (0) | 2018.05.15 |